돌아보며 — 5.12 주년의 기억
작년 오늘, 나는 아직 중학교에 다니고 있었어요. 그날은 날씨가 무덥고 건조했는데, 나는 다른 룸메이트와 함께 기숙사에서 자고 있었어요. 학교 수업은 3시에 시작해서 내 알람은 2시 반으로 맞춰져 있었는데, 그 소리가 워낙 시끄러워서 평소엔 알람이 울리자마자 깼거든요. 그런데 알람이 울리기 시작한 바로 그 순간, 나는 침대에서 몸을 홱 일으켜 알람을 끄려고 했어요. 그런데 침대가 흔들리는 게 느껴지는 거예요. 나는 내가 어지러운 건가 싶었고, 마침 룸메이트도 깨어 있었어요. 나는 의아한 얼굴로 그를 쳐다봤고, 그는 또 의아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죠. “응? 침대 흔들리는 거 느껴져?” 내가 의아해서 물었어요. “흔들려!” 그 순간 제일 먼저 떠오른 건 누군가 세탁기를 돌리고 있나? 였는데, 곧바로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기숙사에 웬 세탁기가 있어! 그래서 바로 일어나 창가로 달려가 봤더니 창문이 흔들리고 있었고, 정문 쪽에서 누군가 뛰쳐나오고 있었어요. 큰일이다! 건물 뒤쪽 산이 무너졌구나, 건물이 무너지겠구나 싶어서 몸을 돌려 달리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지진인 걸 알아차렸는지도 모르겠어요. 소리치면서요. “xxx, 빨리 뛰어! 지진이야!” 그는 이미 침대 옆에 앉아 있었는데, 어쩜 그때 그렇게 자세히 봤는지, 그는 회록색 슬리퍼를 신고 있었어요. 그도 벌떡 일어나 내 뒤를 따라 뛰었어요. 나는 문을 확 잡아당겨 기숙사 밖으로 뛰쳐나갔고, 몇 미터만 가면 계단 입구였어요. 그때는 아직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다들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어요. 나는 반대편에 사는 우리 반 친구 하나도 필사적으로 달리는 게 보였어요. 우리 기숙사는 반의 다른 기숙사들에 비해 복도 모퉁이를 돈 반대편에 따로 떨어져 있었고, 내가 사는 방 문은 바로 계단을 마주하고 있었거든요. 나중에 그 친구가 그러는데, 달리면서 “지진이야!” 하고 소리쳤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았어요. 그때 소리가 멈춰 있었던 걸까요? 아마 너무 긴장해서였겠죠. 우리는 계속 내려갔어요. 2층에 살았으니까 1층까지 내려가 대문을 나서는 데 몇 초밖에 안 걸렸어요. 밖으로 나오자마자 우리는 흩어졌고, 나는 건물 옆 산비탈 쪽으로 달려갔어요. 이건 작은 언덕이고 이쪽 경사가 비교적 완만해서 산사태가 날 리 없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다른 쪽으로 뛰면 거기는 전부 건물이라, 건물이 무너지면 그곳들은 다 건물 붕괴 반경 안이라 위험했거든요. 나는 작은 플랫폼 위에 쪼그려 앉았어요. 땅은 아직도 떨리고 있었고, 나는 아래에서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을 내려다봤어요. 다들 우리 건물 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마 아직도 건물이 무너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나 봐요. 나는 사람들 속에서 내 친구들을 찾았지만, 사방이 사람 천지라 친구는 한 명도 보이지 않았어요. 몇 분 후 땅이 마침내 잠잠해졌고, 나는 모든 게 끝났다고 느꼈어요. 지진은 늘 그런 한순간일 뿐, 계속 일어날 리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나는 기숙사로 돌아갔어요. 문은 아직 열려 있었고, 나는 신발을 갈아 신고 문을 닫은 뒤 다시 내려왔어요. 몇몇 친구를 만나서 수업 들으러 가려고 한다고 했더니, 친구가 무슨 수업이냐고 하더라고요! 이어서 나는 할아버지, 할머니께 전화를 걸었는데 아무리 걸어도 연결이 안 됐어요. 청두(Chengdu)로 걸어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때 학교 방송이 울리면서 다들 운동장으로 모이라고 했어요. 30분쯤 뒤, 한 어르신이 중앙인민방송 라디오를 통해 지진의 진앙이 원촨(Wenchuan)이고 청두에서 10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으며 규모가 7.2라고 알게 됐다는 걸 전해 들었어요. 그제서야 나는 무서워지기 시작했어요. 청두에는 내 친척과 부모님이 거의 다 계셨으니까요. 나는 미친 듯이 청두로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것도 연결되지 않았어요. 한밤중에 운동장에 누워 집으로 전화를 걸었는데, 마침내 익숙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요. 다들 무사하다고! 청두도 별일 없고 고향도 괜찮다고. 그렇게 매달려 있던 마음이 드디어 내려앉았어요. 밤새 한숨도 못 잤는데, 라디오에서는 원촨 지진 사망자 수를 끊임없이 업데이트하고 있었고, 내 마음은 한순간 한순간 아팠어요. 원촨 지진 1주년을 맞아 나는 이렇게 기억을 조금 적어 봅니다. 그리고 14시 28분에 이 글을 올립니다. 고인은 편히 잠드시고, 산 사람은 힘차게 나아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