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동생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
요즘 사촌 여동생이 우리 집에 와 있어서 컴퓨터를 마음껏 못 써요. 좀 쓰다 보면 여동생한테 자리를 비켜줘야 하거든요. 얼마 전에 수능을 봤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서 마음이 많이 가라앉아 있어요. 재수를 준비하면서 청두(Chengdu)에 와서 기분도 좀 풀 겸 한 거죠. 그런데 아쉽게도 별로 데리고 나가지 못했어요. 청두에 딱히 가고 싶은 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가끔 나가자고 해도 여동생이 그다지 나가고 싶어 하지 않더라고요. 어쩌면 청두에 온 건 삼촌, 그러니까 여동생 아빠를 피하려는 것일지도 몰라요. 삼촌은 여동생한테 기대가 굉장히 큰데 결과가 이렇게 나와 버렸으니까요. 입 밖에 내지는 않지만 분위기만 봐도 실망한 게 느껴져요.
여동생이 청두에 있는 대학들을 좀 둘러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 제가 전자과기대 정문을 지나간 적이 있는데, 그때 ‘너희는 여기서 마음껏 드나드는데, 나도 나중에 여기서 드나들 거야’ 하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다들 아시다시피 일은 뜻대로 되지 않았죠. 여동생을 시푸(Xipu)의 서남교통대학에 데려가서 둘러봤고, 시화대학에도 데려가려고 했는데 제가 시푸 지리에 익숙하지 않아서 못 찾아갔어요. 결국 흐지부지됐고, 마지막엔 5위안짜리 고속철도를 타고 시푸에서 청두로 돌아왔어요. 생각해 보니 여동생한테 기차를 태우면 안 될 것 같아요. 처음 타는 기차가 이렇게 좋으면, 나중에 다른 지역에 공부하러 기차 타고 갈 때 낙차가 너무 클 테니까요.
오늘 여동생은 돌아갔어요. 재수를 준비하러요. 아빠가 데려다주셨는데, 저도 같이 가서 좀 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엄마가 반대표를 던지셨어요. 웬지 태도가 아주 단호해 보여서 더 우기지는 않았어요. 엄마가 반대해서 성공한 게 이번이 처음이에요. 엄마는 제 결정에 많이 반대하시는데 거의 효과가 없었거든요. 이번엔 한 번 성공하게 해 드리기로 하고, 저는 여동생이랑 같이 안 내려가기로 했어요. 다음 수능에서는 십중팔구 잘 볼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변수가 하나 있어요. 바로 여자애들의 심리라는 건데, 여동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짐작이 안 가요. 뭐라고 해줄 수도 없고요. 앞으로 공부하면서 이것저것 너무 많이 생각하면 또 골치 아파질 텐데, 그게 걱정이에요.
어쨌든, 여동생이 앞으로 잘 풀려나가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