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첫 이야기
어제 드디어 돌아왔어요. 에어컨 없는 녹색 기차를 타고요.
초등학교 때 녹색 기차를 탄 적이 있어요. 고향인 청두(Chengdu)에서였는데, 그게 제 첫 기차 여행이었죠. 정말 재밌었어요.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데, 정차할 때마다 사람들이 창밖으로 간식을 팔았거든요. 맞은편에 앉아 계시던 아주머니인지 아저씨인지 하신 분이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나요. 대충 저랑 사촌 동생이 기차에 타서부터 청두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뭘 먹고 있었다는 얘기였는데, 굉장히 감탄하시더라고요. 작년에도 녹색 기차를 탔는데, 그때는 등짐을 지고 장 보러 가는 할아버지를 만났어요. 기차 타고 장 보러 간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봤거든요. 그때 처음으로 이런 큰 산 속에 사는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어쨌든 이번에 청두로 돌아온 게 세 번째 녹색 기차였는데, 가는 길에 창밖으로 간식 파는 상인도 없었고, 장 보러 가는 할아버지도 없었어요.
기차에서 내려서 휴지로 얼굴을 닦았더니 휴지가 새까맣게 변했어요. 제 얼굴이 대체 어떤 상태인지는 상상도 안 하려고요. 계속 얼굴 내놓고 다니기 너무 민망해서 고개 숙이고 버스 타고 집에 와서, 씻고, 달걀 하나 먹고 아침밥 때웠어요.
다 끝났고, 이제 저는 한가한 사람이에요. 지금 엄청난 시간을 마음껏 쓸 수 있어요. 원한다면 하루 종일 화장실에 쭈그려 앉아 있어도 되고요. 저는 인터넷으로 시간을 쓰기로 했어요. 집 인터넷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한 달에 60위안인데 속도도 꽤 괜찮고, 다운로드하기 딱 좋아요. 제한 없는 eMule도 설치했고요. 어떤 사람들은 이 인터넷이 게임하기엔 안 좋다고 하는데, 저는 전혀 못 느끼겠어요. 게임을 안 하니까요! 컴퓨터 소프트웨어도 업데이트하고, 새 메일도 확인하고, 제가 엄청 좋아하는 Microsoft YaHei도 설치했어요. 메일 확인은 이제 매일 생활의 일부가 됐고, 폰트 하나에 반하는 건 여자 한 명을 사랑하는 것과 같아서, 어떤 폰트도 그 폰트만 못해요.
마지막으로 룸메이트한테 메시지를 보냈어요. “이렇게 트래픽 제한 없이 마음껏 인터넷 하는 게 오랜만이라, 좀 어색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