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연말 결산
크리스마스예요. 하지만 저랑은 상관없는 얘기죠. 주변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그저 상인들이 정성껏 포장해 놓은 것일 뿐이니까요. 만약 음력 7월 보름 귀신 축제로 돈을 벌 수 있다면, 그들도 아마 포장을 마다하지 않겠죠. 며칠만 지나면 2011년이에요. 곧 지나갈 꼬박 1년, 나의 2010년에는 별다른 놀라운 일이 없었어요.
작년 이맘때도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았어요. 시험 치느라 바빴고, 매일 햇살 가득한 옥상에서 볕을 쬐며 책을 봤죠. 그러다 얼떨결에 시험을 다 치고, 기차표 한 장을 사서 고등학교 때 같이 이곳에 와서 공부하는 같은 반 친구와 함께 부리나케 청두(Chengdu)로 달려갔어요. 청두에 도착해서는 밤기차를 탄 피곤함도 잊은 채 부모님께 인사 한마디 하고, 짐 가방을 던져두고는 그 친구와 버스를 타고 춘시루(Chunxi Road)에 옷을 사러 갔죠. 첫째는 청두가 남쪽보다 훨씬 추워서였고, 둘째는 그 친구가 곧 고향으로 내려가야 해서였어요. 아직도 기억나요. 가오방(Gaobang) 매장 점원이 우리 둘이 겉옷 하나에 티셔츠 하나만 걸치고 가게에서 옷을 입어보는 걸 보고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쳐다보길래, 황급히 “방금 외지에서 돌아온 거예요”라고 설명했죠. 몇 년 전에도 우리 엄마 가게에 중년 부부가 물건을 사러 왔는데, 아주 얇게 입고 있어서 제가 “아저씨 아주머니 정말 대단하시네요”라고 했더니, 하이난(Hainan)에서 돌아오는 길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날 춘시루에서 옷을 산 뒤 친구는 돌아갔어요. 매년 겨울방학 때 청두에서 일자리 찾기가 제일 쉬워서, 저는 까르푸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할 계획이었어요. 게다가 엄마가 까르푸에서 일하셔서 일자리 하나 구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죠. 그런데 까르푸에서는 짐 나르는 일과 계산원만 사람이 필요했는데, 저는 힘도 별로 없고 손도 빠르지 않아서 안 갔어요. 집에서 인터넷 하고, 미드 보고, 가끔 친척이나 친구들과 어울렸죠. 설 며칠 전에 저 혼자 고향으로 내려갔어요. 친척의 친척 차를 얻어탔는데, 그분이 운전면허를 막 땄고 차도 새로 산 참이라 고속도로는 못 타겠다 해서 우리 삼촌이 대신 운전해 주셨어요. 겸사겸사 사촌 형도 만났는데, 그때 정말 어이가 없었던 게 형이 군대 구급차를 몰고 우리를 만나러 온 거예요. 나머지 국도는 이 초보 친척이 직접 운전해야 했는데, 그의 차를 타고 있자니 긴장해서 식은땀이 났어요. 그런데 그분은 저보다 더 긴장했더라고요. 지금 제 눈으로 보기엔, 저는 아직 면허도 없지만 그분은 저만 못하게 운전하는 것 같아요. 그의 차를 타고 흔들리고 흔들리고, 한참 만에야 저는 살아서 집에 도착했답니다!
몇 년째 외지에 있던 작은아버지 부부가 올해는 고향에 내려가서 설을 쇠기로 했어요. 그것도 제가 내려간 이유 중 하나였죠. 사람이 많아야 북적북적하고 할아버지 할머니도 기뻐하시니까요. 사실 시골엔 설 분위기가 거의 없어요. 우선 시골 젊은이들은 다들 외지에서 일하거나 공부하는데, 광둥(Guangdong)까지 멀리 가서 일하는 사람들은 차표나 항공권 살 돈도 없고 중국 특유의 춘윈(설 대이동)을 견딜 힘도 없어서, 차라리 공장에서 두 배로 주는 야근 수당을 받는 게 낫다고 하죠. 가까운 곳 사람들은 보통 노인을 모셔서 외지에서 설을 쇠고요. 이런 이유들로 시골엔 활기가 없어요. 둘째로, 시골에 사람이 없으니 상인들도 명절 분위기를 꾸밀 이유가 없죠. 어릴 때가 좋았어요. 그때 제가 어떻게 ’설 분위기가 없다’는 감상을 할 수 있었겠어요. 폭죽 몇 개만 터져도 분위기는 다 생기니까요. 시골 사람들은 설에 마작하고 투디주(카드 게임) 치는 걸 좋아하는데, 저는 아무것도 못해서 어쩔 수 없이 현청 소재지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가자니, 가서도 결국 마작이고 투디주라니, 정말 방법이 없더라고요. 시골 설은 분위기가 없다고 말했지만, 올해도 내려갈 거예요. 이번엔 꼭 아빠 노트북과 무선 랜카드를 챙겨서요.
설이 끝나고 청두에서 한동안 지냈어요. 어느 날, 아마 중국중공(China Shipbuilding)이 상장한 날이었던 것 같은데, 저와 아빠가 같이 경제 채널을 보고 있었어요. 뉴스에서 중국중공 상장 소식을 보도하고 있어서 주식 얘기로 넘어갔는데, 아빠가 “중국중공은 아마 오를 거야”라고 하시다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너한테 만 원 줄 테니 주식 사 볼래?” 저는 손에 그렇게 큰돈을 쥐어본 적이 없어서, 손해 볼까 봐 겁나서 5000위안만 받았어요. 다타오(Datao)와 함께 궈신증권에 가서 주주 계좌를 개설하고, 다음 날 지난증권이 하한가를 칠 때 전부 사들였는데, 오후에 지난증권이 영문도 모른 채 상한가까지 끌어올려져서 그날 900위안 넘게 벌었어요. 사흘째에 또 조금 올라서 최고 1000위안 넘게 벌었는데, 결국 저는 800위안만 벌었어요. 이게 제 첫 주식 경험이었는데 완전히 우연이었죠. 아빠가 말한 중국중공 주식은 안 사길 잘했어요. 샀으면 크게 망했을 테니까요. 돈이 적으니 다 잃어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거의 1년째 주식을 하고 있는데, 돈을 잃지도 않았고 별로 벌지도 않았어요.
곧 학교로 돌아가서 2학년 2학기 공부를 했어요. 가끔 주식도 하고요.
2학년 2학기는 물처럼 밋밋했어요. 선생님의 헛소리, 친구들의 허풍을 들으면서요. 그러다 웹사이트 만드는 것에 빠졌어요. 제 첫 .CN 도메인과 Godaddy에서 산 두 번째 도메인은 2009년에 이미 등록했지만, 진짜로 사이트를 만든 건 4~5월부터였어요. HTML부터 시작해서 CSS를 배우고, 조금 알겠다 싶어서 가장 배우기 쉬운 PHP로 넘어갔고, 거기서 더 나아가 CMS 프로그램으로 갈아탔는데,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이룬 게 없어요. 이 블로그만이 가장 오래 버텼고, 유일하게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프로그램이에요. ’버텼다’는 표현은 좀 어색한데, 이 블로그는 계속 쓸 거라고 이미 오래전에 마음먹었으니까요. 버티고 말고 할 것도 없죠. 지금 제 손에 도메인이 네 개 있는데, 어느 것도 버리기가 아까워요. 이 블로그는 이미 2012년 5월까지 연장해 뒀고, 나머지 몇 개도 계속 연장할 거예요. 지금 Discuz로 만든 포럼이 하나 있는데 도메인이 PZHU.NET이에요. 이렇게 좋은 도메인에 바이두 첫 페이지 순위까지 있는데, 홍보할 힘이 없어서 고민이에요.
여전히 제일 싫어하는 시험을 치르고 나서 기차를 타고, 훠궈도 없고 노래도 없이 하룻밤 만에 방학에 들어갔어요. 나의 Summer Day.
여름방학 이야기는, 어쨌든 교통대학에 두 번 갔고, 다타오가 저를 데리고 그의 쓰촨대학 왕장 캠퍼스를 구경시켜 줬어요. 사촌 동생과 칭청산(Qingcheng Mountain)에 올라가서 《칭청산 유기》라는 글도 썼고, 또 다른 남동생과 여동생 컴퓨터를 사 줬어요. 점심엔 동생과 같이 만두도 삶고 국수도 끓였고, 매일 밤 아빠 예산 작업을 도왔고, 《빅뱅 이론》을 보고, 새벽 1시에 잤어요. 춘시루에 옷 사러 간 것도 없고, 어떤 쇼핑몰에도 안 갔고, 제일 많이 간 곳이라곤 45번 버스 타고 모쯔차오 컴퓨터 상가에 간 것뿐이에요. 방학이 거의 끝날 무렵, 제가 번 돈 조금에 아빠가 주신 돈 조금을 보태서 휴대폰을 샀어요. HTC HD MINI였는데, 나중에 똑같은 외관의 G9이 나올 줄은 몰랐어요. 알았으면 좀 기다렸을 텐데요. 학교 가는 날 오후, 제가 징둥에서 집 프린터용으로 산 잉크 카트리지를 드디어 엄마가 받으셨는데, 그날 엄마도 일이 많았는데 어쩔 수 없이 집에서 징둥 택배를 기다리면서 “왜 굳이 이렇게 번거로운 방법으로 사냐”고 계속 투덜대셨어요. 그런데 엄마는 이게 모쯔차오 컴퓨터 상가에 가서 사는 것보다 몇십 위안이나 싸다는 걸 모르시는 것 같았어요.
이어서 3학년 1학기 공부였어요. 시간표만 보면 제가 꽤 한가하게 지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아니에요. 수업은 줄었는데 방과 후 과제는 이전 어느 학기보다 많아졌고, 교과서 내용 중 많은 부분과 실제 조작을 방과 후에 해야 해서, 몇 시간씩 과제하는 시간은 번거롭고 힘들어요. 이번 학기에 기념할 만한 일은 다리(Dali)에 다녀온 거예요. 자세한 건 《국경절 여행기》를 참고하세요.
2학년 2학기 때 이미 매달 책 한 권 사자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실천한 건 3학년부터였어요. 계속 해 나갈 거고, 앞으로 책이 아주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3학년 시작할 때 블로그에 이번 학기 작업 요점 몇 개를 적어 뒀는데, 아직 이번 학기 수업도 안 끝났는데 벌써 실패한 것도 있어요.
대충 있었던 일은 여기까지고, 제 2010년 연말 결산도 여기서 끝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