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엣이 집 있는 로미오에게 시집갔어요

츠거와 함께 있을 때면 그는 늘 전공이나 앞으로의 일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어요.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이렇게 자주 토론하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는 인생의 앞날을 고민하는 걸 참 좋아해서, 누구와 만나든 의견을 나누는 게 이미 습관이 된 것 같아요. 최근에 그와 같은 테이블에서 밥을 먹을 기회가 두 번 있었는데, 두 번 다 집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요.

“지금 이런 상황에서 집 없이 장가들 수 있겠어?”

“꿈도 꾸지 마, 요즘 처자들 엄청 현실적이야!”, 나는 지난번처럼 큰 소리로 대답했어요.

“농촌에 집이 있으면?”

“농촌?! 요즘 누가 시집을 농촌으로 가겠어? 자기 자신도 농촌에 있기 싫어하는데, 남한테 같이 고생하자고 하겠어? 처자들은 결혼 전에 꼭 몇 가지를 물어본다니까: 집 있어? 차 있어? 통장에 0이 몇 개야? 처자가 안 물어봐도 부모님이 꼭 물어보지.”

이런 판단은 제가 알고 있는 실제 사례들에 근거한 건데, 이런 사실들이 결혼에 대한 제 생각에 적잖은 영향을 줬고 돈을 계속 벌어야 한다는 압박감도 주더라고요. 저한테 먼 사촌 누나가 한 명 있는데, 이십 대 후반이고 예쁘고, 결혼을 전제로 한 연애를 몇 번 했는데, 거의 결혼 문턱을 앞두고 매번 적나라한 현실에 무너졌어요. 이모부와 이모가 결혼 조건으로 내건 건 남자가 반드시 집이 있어야 한다, 아니면 당장이라도 집을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였거든요. 제가 아는 한 남자애가 있는데 몇 번 만난 적도 있어요. 조경 회사에서 월급 사오천 위안을 받고, 사람도 열정적이고 적극적이에요. 이런 조건이면 괜찮지 않나요? 저는 사이좋은 두 사람이 결국 결혼식장에 들어가리라고 생각했어요. 지난 설날에야 알았는데, 또 깨졌대요. 이모부가 내건 유일한 조건이 반드시 집이 있어야 한다, 아니면 이야기도 꺼내지 말라는 거였대요. 그 남자애는 그걸 맞출 수 없었고, 농촌에 계신 부모님은 계약금조차 마련해 줄 돈이 없었어요. 월급이 조금 높긴 하지만 청두(Chengdu) 집값 기준으로는 두 달에 1제곱미터밖에 못 사요. 이십 대 처자가 계약금 모을 때까지 기다려 줄까요? 그때도 자기를 사랑한다고 누가 보장하겠어요. 결국 그 남자애는 그렇게 떠났는데, 그때 그의 심정이 어이없음이었을지 분노였을지 궁금해요. 아빠가 리강(Li Gang)이 아니라 원망했을까, 자신의 무능을 욕했을까, 아니면 치솟는 집값을 탓했을까? 제 사촌 누나는 지금 새 남자친구가 있는데, 이제 막 대학을 졸업했다고 해요. 개인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조건으로는 누나 집안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대요. 부모님이 물려주신 집이 한두 채 있거든요. 이제 누나는 결혼할 수 있겠죠.

그들의 결혼이 저한테 큰 영향을 주는 건 아니지만, 제가 알게 된 이런 경험들이 제 마음을 깊이 건드렸어요. 혹시 어느 날, 제가 사랑하는 여자를 데리고 성당에 가서 신부님의 축복을 받으려 할 때, 그녀의 부모님이 갑자기 집 있냐고 물으시면 저는 뭐라고 대답할까, 아마 이렇게 하겠죠:

“어머님… 아뇨… 엄마, 세 들어 사는 집은 안 될까요?”

“안 돼! 이 결혼은 일단 미루자, 젊은이, 가서 집 한 채 사 와!”

어쩌면 저는 우리 아빠를 찾아가겠죠. “아빠, 저 집 한 채 사 주실 수 있어요? 저 결혼해요.”

아빠가 말하겠죠. “얘야, 네 아빠 성이 리 씨가 아니야!”

그러면 로미오와 줄리엣이 되는 거죠… 어쩌면 저 혼자 로미오가 되고, 줄리엣은 집 있는 로미오를 찾아 떠나는 거겠죠.

결혼을 부동산 등기증에 인질로 잡는 게 중국 특유의 ’특색’이라는 건지 모르겠어요. 가끔 생각해요, 결혼 상대가 고리오 영감의 두 딸이었으면 좋겠다고. 그러면 목돈의 지참금도 따라올 텐데. 망상은 현실을 이기지 못하죠. 나는 물가가 미친 듯이 오르는 천조국에 살고 있단 말이에요! 예를 들어 밥 먹을 때, 저는 전 한 개를 샀는데 식당 직원이 카드 단말기에 1.2를 찍었어요. 저는 결제했고, 그러더니 직원이 틀렸다 틀렸다 하면서 기계에 또 0.3위안을 찍더라고요. 젠장, 1.2도 아직 익숙하지 않으세요? 지금 다시 1.5 누르기 연습 중이에요? 좀 천천히 하면 안 돼요? 작은 전 한 개야 저도 낼 수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집값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감당할 수 없어요. 온 국민이 부동산 투기하는 시대에, 많은 실업 회사들도 부동산 투기로 돌아서고, 기업 자체의 발전에는 신경 쓰지 않고, 직원 복지나 월급도 오르지 않는데, 집값만 나 홀로 치솟고 있어요. 직원 자녀가 결혼할 때가 되면, 자녀가 자신들처럼 고생하는 걸 원하지 않으니까, 다들 집 있고 차 있는 사위를 찾으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