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있었던 몇 가지 일들
집에 돌아온 뒤로 거의 외출을 안 해서, 매일 하는 일이라고는 인터넷하고 책 읽고 밥 하는 것뿐이에요. 낮에는 되는 대로 느긋하게 굴러다녀요. 오전 아홉 시, 열 시쯤이면 꿈은 깼는데 몸은 여전히 나른해서 일어날 생각이 없어요. 이불 위에서 뒹굴다가 조금 정신이 들면 더듬더듬 핸드폰을 찾아 웨이보를 켜요. 몽롱한 눈으로 정보 로딩 표시가 빙글빙글 도는 걸 한참 바라보다가, 로딩이 끝나고 나면 누군가의 사망 확인 소식도, 비행기 추락도, 대교 붕괴 같은 눈길 끄는 일도 없어서 그제야 깨달아요. 아, 또 평범한 하루구나……
저는 원래 죽을 별로 안 좋아하는 데다가, 학교에서 들인 나쁜 버릇까지 겹쳐서 아침은 늘 간단하게 때워요. 집에 흑임자죽, 인스턴트 두유, 영양 시리얼, 인스턴트 커피 같은 게 잔뜩 있어서 일어나면 한 잔 타서 마시는 걸로 아침을 먹은 셈 치죠. 이렇게 먹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어요. 부모님이 늘 일찍 나가셔서 밥을 해도 제때 먹는 사람이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 점점 아침을 거의 안 하게 됐고, 흔히 찐빵이나 빵에 음료수를 곁들이는 식이 됐어요. 이게 제 입맛에도 딱 맞고, 아침 먹으라고 깨울 일도 없으니 일석이조예요.
여러 가지 일 중에서 인터넷이야말로 주업인데, 저는 여러 사이트를 두루 보는 편이 아니라 늘 들르는 곳이 몇 군데뿐이에요. 간단히 아침을 먹고 나면 웨이보를 훑고, 더우반을 둘러보고, 블로그를 보고, 그날 뉴스가 화면을 스쳐 지나가죠. 세상에 별일이 다 있어도 저랑은 상관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들은 연기자고 저는 구경꾼이라 하루, 한 달, 심지어 일 년을 세상의 웃고 떠드는 소란을 안 봐도 멀쩡히 살 수 있는데도, 저는 제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그것들을 들여다봐요. 그러지 않으면 마음이 텅 빈 것 같거든요. 이제 좀 알 것 같아요. 눈이 그것들에 사로잡히는 건 공허하기 때문이고, 눈을 감아야만 비로소 자신을 볼 수 있다는 걸. 눈을 감고 깊게 숨을 들이쉬면, 제 안은 온통 조급함으로 가득해서 폐 속으로 빨려 들어간 공기가 당장이라도 뿜어져 나오고 싶어 해요.
책 읽기는 주로 여름 오후에 해요. 기대했던 고요함은 없고, 건물 말뚝 박는 소리, 자동차 엔진 굉음, 아이들 떠드는 소리가 있어요. 새로 산 책을 손에 들면 표지에는 옅은 접힌 자국 하나뿐인데, 저는 아주 느리게 읽어요. 기대에 못 미치죠. 그래서 스스로를 위로해요. 책은 많이 탐하지 말고, 성과를 서두르지 말고, 통째로 삼키지 말고, 깊이 이해하는 게 가장 좋다고. 말은 그렇다 해도 마음은 속일 수 없어요. 학업은 부지런함에서 정진되고 저는 놀면서 게을러졌으니까요.
엄마가 출근을 하셔야 해서 주간 근무와 야간 근무가 번갈아 바뀌는데, 가끔은 점심이고 가끔은 저녁이라 아빠가 전부 저한테 시키세요. 파 다듬고, 생강 썰고, 마늘 빻고, 밥 짓고, 국수 삶고, 반찬 볶고, 냄비 씻고, 설거지하고, 쓰레기 버리고, 온갖 일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요. 아빠는 드시는 걸 좋아하셔서 이것도 넣어야 하고 저것도 넣어야 하고, 제 생활 철학과는 크게 달라요. 저는 단순한 걸 좋아해서 맛은 화려할 필요 없고, 끓일 수 있으면 볶지 말고, 양념은 조금만 넣는 편이에요. 만약 혼자 살 기회가 생긴다면, 먹는 건 아마 아주 간단하게 할 거예요.
또 자정이 지나 꿈속으로 돌아갈 시간이네요. 그럼 이만 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