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에이지 음악 6년사

학교가 드디어 네트워크가 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는지, 학생마다 10G 트래픽을 추가로 줬어요. 마침 지난달에 국경절 연휴가 있어서 월말까지 10기가 넘게 남아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 틈에 무손실 음악을 미친 듯이 잔뜩 다운받았어요. 음악의 이론 같은 건 잘 모르고, 지금까지 겨우 도레미파나 아는 수준이지만, 음악에 대한 애정은 마약 같은 게 있어서요. 음악이 제 주위를 감싸주지 않는다면 제 삶은 분명 굉장히 공허하고 따분할 거예요.

제 음악 취향은 중학교 때부터 시작됐는데, 음악 교과서에 실린 것들은 아니었어요. 지금도 그건 일종의 학대라고 생각해요. 이데올로기가 지식 자체보다 앞서는 거죠. 교과서가 전달하려는 지식은 학생들이 그것들을 폭넓게 알게 하려는 것이지, 사랑하게 하려는 게 아니에요. 하지만 음악에 대한 진짜 애정은 먼저 사랑하게 되고, 그다음에 알게 되는 거여야 하죠.

제가 처음 좋아한 음악 스타일은 뉴에이지(New Age)였어요. 그때는 이런 스타일의 이름도 몰랐고, 그저 뼛속까지 편안해지는 그 선율이 너무 좋았어요. 그 음악은 제 감정, 제 마음, 제 몸, 제 모든 것을 안으로 끌어들였거든요. 어느 주말 저녁, 심심해서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CCTV-3로 넘어갔을 때, 한 악단이 자금성 안에서 공연하는 걸 봤어요. 한 아저씨가 전자키보드 여러 대를 동시에 조작하고 있었는데, 손끝은 느릿느릿했고 맑고 부드러운 소리가 전자키보드에서 천천히 흘러나왔어요. 그러다 그가 대형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 시작했는데, 대체 몇 명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아저씨의 지휘에 맞춰 관악기를 불거나 현악기를 켰고, 그 기세가 웅장해서 자금성 전체가 그 신비롭고 묵직한 분위기에 휩싸였어요. 또 얼마나 지났는지, 저는 결국 어느 음악 교재에서 그 아저씨의 사진을 찾았어요.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에서 공연하는 장면이었는데, 그가 바로 야니(YANNI)였어요.

그 뒤로 야니를 자주 접하게 됐고, 심지어 아크로폴리스 앨범을 따로 사기도 했어요. 그리고 이 사람을 친구들에게도 추천했죠. 지금도 가끔 고등학교 동창들이 QQ뮤직으로 With an orchid나 Ninghtingale을 듣고 있는 걸 보게 돼요. 이게 그의 가장 유명한 두 곡인데, TV에서 배경음악으로 자주 나오거든요.

반데리는 배경음악계의 작은 왕자 같은 존재인데, 같은 뉴에이지 음악임에도 제가 좋아하는 곡은 《어린 시절》과 《애니의 선경》 두 곡뿐이에요. 히사이시 조만큼 제 마음을 끌지는 못했죠. 히사이시 조를 처음 접한 건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영화 《천공의 성 라퓨타》를 봤을 때였어요. 그의 음악은 끝없는 공허함이 배어 있었고, 그 은은한 선율은 저를 먼 하늘로 데려가는 것 같았어요. 일본 영화와 드라마를 많이 접할수록 히사이시 조의 음악도 더 많이 듣게 됐는데, 하나같이 명곡이었어요. 일상에서 히사이시 조는 늘 무심코 우리 삶 속으로 들어오는데,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이 그걸 모르고, 심지어 일본과는 무관하다고 자부하기도 해요. 예를 들어 우리 단과대 라디오 방송국은 점심시간에 히사이시 조가 《기쿠지로의 여름》에서 작곡한 《summer》를 어느 코너의 오프닝으로 틀거든요. 이런 영향력 덕분에 히사이시 조는 일본의 당당한 음악 거장임이 틀림없어요. 다나카 잇코가 일본 디자인계에서 차지한 위상처럼 말이죠. 적수가 없어요. 일본 뉴에이지의 대표를 꼽자면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악단이 있는데, 바로 평화의 달이에요. 그 회사가 주도한 뉴에이지 음악 역시 아주 유명해서, 심지어 중국의 일부 영화들도 그들의 스타일을 따라 할 수밖에 없을 정도예요.

동양에서 뉴에이지 음악은 영화 배경음악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더 많지만, 서양에서는 뉴에이지가 하나의 전문 음악 장르로 음반 가게에 진열돼요.

야니 외에도 서양에서 유명한 뉴에이지 거장으로는 반데리, 엔야, 마이크 올드필드, 시크릿 가든 같은 이들이 있어요. 저는 마이크 올드필드를 꽤 좋아하는데, 좋은 곡은 많지 않아요. 아마 그가 만드는 음악 스타일이 너무 다양한 것과 관련이 있겠죠. 엔야의 음악은 그녀의 천상의 목소리에서 더 많이 드러나요. 좀 심하게 말하면, 엔야의 목소리가 그녀의 반주보다 훨씬 낫다고 느껴질 정도예요. 그녀의 가사가 목소리를 따라 시처럼 귓가를 맴돌아서 헤어 나올 수가 없어요. 시크릿 가든의 선율은 그 이름처럼, 제가 들을 때는 종교 음악 같은 느낌이 들어요. 서양 영화에 나오는 성가대 같은 분위기를 전달하는데, 장엄하고 엄숙하죠. 또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는데,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그녀, 바로 달의 여신 사라 브라이트만이에요. 그녀가 주는 느낌은 시크릿 가든과 좀 비슷했어요. 영화 《제5원소》에서 그녀의 흔적을 찾은 적이 있는데, 노래하는 파란 외계인이 한동안 그녀가 사라 브라이트만인 줄 알게 만들었거든요.

물론 외국의 뉴에이지 음악이 이것들뿐만은 아니에요. 제가 다운받은 20여 기가의 무손실 음악 중에는 제가 좋아하지 않는 뉴에이지 스타일도 있어요. 예를 들어 교황 성가대 같은 건 엄숙함이 좀 지나친 것 같아요.

음악에는 국경이 없어요. 가장 동쪽의 일본이든 가장 서쪽의 아일랜드든, 뉴에이지는 제게 다른 어떤 음악보다도 많은 정신적 향유와 감정적 체험을 안겨줬어요. 세상에 이렇게 인류 모두의 것인 스타일이 있다는 게 참 고마워요. 그리고 중국에서도 뉴에이지 거장이 나오길 바라요. 왜냐하면, 중국 영화 배경음악은 너무 형편없거든요.

————이건 제 음악 감상 수업 논문이지만, 논문은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