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돌아가며
중국은 땅이 넓고 인구가 많은 나라예요. 경제 발전이 불균형하다 보니 많은 서부 지역 주민들이 고향을 떠나 아내와 아이들을 뒤로한 채 발달한 동부 지역으로 일하러 가곤 하죠. 그런데 중국은 또 전통을 중시하는 나라라서, 매년 1~2월이 되면 타지에서 일하는 중국인 대부분이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한 해 중 가장 들뜨고 성대한 춘제를 보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인구 이동이 벌어지고, 당연히 기차가 수입이 많지 않은 서민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선택이 되죠.
학기 말이 되면 학교에는 늘 기차표 대리 구매 장사를 하는 학생들이 나타나요. 학생증을 맡기고 5위안의 수수료만 내면 기차표를 손에 쥐여준다는데, 잘하는 팀은 열흘 정도에 1~2만 위안을 번다고 하니 꽤 괜찮은 장사예요. 우리 룸메이트는 얼마 전에 여자 친구를 쫓다가 사람도 돈도 다 잃고 오히려 빚만 잔뜩 졌는데, 학생들이 귀향을 서두르는 심리를 노려서 이 장사에 뛰어들었어요. 그런데 팀에서 장부 관리를 제대로 안 해서 몇몇이 이쪽저쪽에서 돈을 빼돌려 챙기는 바람에 결국 100위안 남짓밖에 못 벌었대요. 완전 헛수고한 거죠.
굳이 말하자면 12306.cn은 2012년 가장 성공한 전자상거래 사이트예요. 한 번도 인터넷을 안 쓰던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기차표 예매의 유혹에 빠져 온라인 쇼핑을 시작했으니까요. 5~6일쯤에 작은아버지가 전화를 주셨는데, 14일쯤 광저우에서 출발해 쓰촨으로 돌아오는 기차표가 이미 다 팔렸다고 하더라고요. 인터넷으로 예매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얼른 한 장 사 달라고 하셨어요. 그날 오전에 형편없이 설계된 예매 사이트에 겨우 접속해서 한 줄 한 줄 오래 뒤진 끝에 겨우 입석 한 장을 찾았어요. 매년 춘제 기간에 기차가 얼마나 빽빽한지 생각하면, 화장실은커녕 발 디딜 곳조차 없는데, 그런 꼴을 겪게 하는 게 너무 안됐어요. 잠깐 표가 없다고 그냥 말해버릴까 망설였죠. 그래도 그건 너무 매정한 짓이잖아요, 특히 집안 어른한테는요. 결국 사실대로 말씀드리고 선택은 작은아버지께 맡겼는데, 결국 한 가지 고생에서 또 다른 고생으로 바꿔서 버스로 쓰촨까지 돌아가시겠다고 하셨어요. 그래도 마음이 아프네요.
사나이는 칼을 차고 천하를 누빈다고들 하는데, 그럼 사나이는 대체 어떤 나이를 말하는 걸까요? 머리가 반백인 나이에도 여전히 타향을 떠돌아야 하는 걸까요? 어쩌면 떠돈다고 하기도 뭐하겠죠, 그분들은 이미 천하를 유랑하는 청춘을 지나왔으니까요. 저는 작은아버지가 인생의 절반을 넘긴 지금 이런 처지에서 앞으로 얼마나 더 좋은 일이 있으리라고는 믿지 않아요. 하룻밤에 벼락부자가 되거나 그럭저럭 먹고사는 것조차 다 요원한 일이죠. 고향으로 돌아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