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선

오늘 저녁 외삼촌 댁에 밥 먹으러 갔다가, 사촌 동생이 방금 맞선 보고 온 여자친구랑 껴안고 있는 걸 보고 혼자 신기해했다.

일단 집안 상황부터 말하자면, 외삼촌 댁은 청두(Chengdu)에 차도 있고 집도 있고 빚도 없고, 친구랑 합자해서 작은 의류 공장도 하나 돌리고, 가게도 몇 개 있고, 소소한 투자도 몇 개 있다. 내가 아는 건 많지 않지만, 아는 것만 봐도 경제 사정은 꽤 괜찮은 편이다.

사촌 동생은 나보다 딱 한 달 늦게 태어났고, 기술학교 출신에 엘리베이터 수리도 할 줄 안다. 작년에 아직 엘리베이터 회사 다닐 때 마침 그들이 사는 단지 엘리베이터 정비를 맡게 됐는데, 물 만난 고기마냥 신나 했고, 하루 종일 집에서 게임만 했다. 하반기에 일을 그만두고 외삼촌 주선으로 시창(Xichang)의 건설 현장에 일하러 갔는데, 현장이 계속 공사를 시작 안 하는 바람에 시창에서 두 달 놀다가 청두로 돌아왔다.

사촌 동생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이가 됐는데, 일이 없다는 건 차치하고, 어쨌든 집안은 든든하다. 그래도 적어도 여자친구는 있어야 할 거 아닌가, 매일 인터넷에만 붙어 있는 게 무슨 일인지. 매년 춘절이면 맞선 대소동이 도처에서 벌어지는데, 외숙모도 주인공 중 한 명이라서, 어느 집 딸이 아직 시집 안 갔다는 소식만 들으면 다급하게 사촌 동생을 끌고 맞선을 보러 간다. 나도 그날 외할머니 댁에 있었는데, 오후에 사촌 동생이 전화를 걸어와서는 외삼촌더러 얼른 집 좀 치우라고, 여자 쪽에서 집 보러 온다고 했다. 우리 쪽 시골은 다 벽돌 기와집이라 다 거기서 거기고, 눈 감고도 어떤지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볼 거면 청두 집을 봐야 하는데도 굳이 오겠다고 하는 걸 보면, 이 맞선에 약간 약혼 냄새가 배어 있다는 뜻이다. 외삼촌이 그렇게 긴장하는 건 처음 봤다. 전화를 받자마자 얼른 빗자루를 들고 청소를 하면서, 옆사람들한테 이것저것 시키는 모습이 꼭 신부를 맞이하는 것 같았다. 온 집안이 놀려댔고, 우리 엄마는 보다 못해 같이 청소를 도와줬다.

나는 진짜로 이게 약혼인 줄 알았다. 아니면 시골 사람들이 원래 호탕한 건지도. 게다가 따지고 보면 우리끼리 아주 먼 친척 관계로 엮이기도 하니, 적어도 거래가 안 돼도 정도는 남는 법이다. 저녁에 두 테이블 사람들이 술잔을 부딪치고 건배하고 실컷 먹고 마셨는데, 나도 꽤 마셨고 그 여자한테 형수님이라고도 불렀다. 부르고 나서야 아직 그렇게 부르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 젊은 사람들은 늘 넘치는 열정이 있어서, 차 마시고 밥 먹은 뒤에도 아쉬워서, 우리는 그 여자애를 데리고 고속도로 공사하는 대형 트럭에 짓눌린 아스팔트 길을 차로 덜컹덜컹 달려 읍내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불렀다. 사촌 동생은 표현을 잘 못 하는 사람이라, 자기 감정은 마치 남이 조종해 주길 기다리는 것 같았다. 그가 이 여자애 옆에 앉아 있는 걸 보니 정말 속이 탔다. 다른 사람들은 각자 수다를 떨며 맥주 두 상자를 다 비우고 나서야 차를 몰고 돌아갔다.

온 집안이 고향 집으로 돌아오니 잘 자리가 좁을 수밖에. 나는 사촌 동생과 한 침대에 비집고 자면서 이 여자애에 대해 어떻게 느끼냐고 물었더니, 그가 말하길: “키가 작아.” 지금까지 아무도 이 여자애 외모를 평가하는 걸 못 들었는데, 짐작컨대 오십 퍼센트는 사촌 동생도 그렇게 잘생기지 않았기 때문일 거다. 물론 자기야 남의 외모를 이러쿵저러쿵할 자격도 없고.

다음 날 아침 일찍 나는 떠났다. 나중에 대충 들은 바로는, 이 여자애가 사촌 동생을 따라 청두에 와서 며칠 놀았는데, 외숙모가 점점 앞으로 여자 쪽 키가 후손 유전자에 영향을 줄까 걱정하기 시작했고, 또 어느 집 딸도 괜찮다는 얘기를 듣고는, 그 여자애를 고향으로 돌려보내고 새로운 맞선을 준비했다고 한다.

어젯밤에 외숙모가 전화해서 이 여자애가 또 청두에 왔다고, 이번엔 그 애 아빠가 시켜서 왔다고 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갑자기 이 사랑이란 게 참으로 복잡하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만날 때는 서로 조건을 따지고, 만나고 나면 그 뒤의 진짜와 가짜를 더는 알 수가 없다. 늙은 중생은 우둔해서 이 연극을 도무지 못 알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