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절 여행 계획

올해 국경절 여행 계획을 쓰려고 준비하다가, 작년 국경절에 어디를 갔는지 떠올려보려 했어요. 아마 건망증이 온 건지, 아니면 날짜를 기억한다는 게 원래 어려운 일인 건지, 지나간 많은 놀이들 중에서 이야기의 뼈대는 그럭저럭 다시 말할 수 있어도, 정확하고 세세한 장면들은 이미 흐릿해졌더라고요. 웃었던 것도, 힘들었던 것도, 산들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후련했던 것도 기억나는데, 어느 날 누구와 함께 웃고 함께 힘들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요. 결국 글 보관함을 뒤져봤더니, 작년 국경절에 저는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칭허 폭포에 갔더라고요. 여행기에 섞여 있던 사진들 덕분에 지난 일이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졌어요. 꼭 노인이 된 것처럼, 비틀비틀 잘 보관해둔 사진첩을 꺼내서 눈물 글썽이며 들여다보면, 수십 년간 묻혀 있던 일들이 하나둘씩 다시 선명해지는 것처럼요.

솔직히 좀 억울했어요. 작년 국경절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도전에 맞닥뜨렸을 때 각자 알아서 하다 보니, 팀워크라는 것 때문에 결국 아무도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얼마 전 2012년 여행 계획을 정할 때, 저는 단도직입적으로 그들에게 게살라를 다시 걸어보겠다고, 같이 “청춘을 다시 걸어보자”고 했어요. 랴오린 생일 때도 누가 갈 거냐고 물었고, QQ 단톡방에서도 물었는데, 지금까지 다시 가겠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네요.

그러다가, 그러니까 지난주에 한 친구가 국경절에 어디 가느냐고 물어서, 저는 여전히 게살라에 가겠다고, 혼자 텐트랑 침낭 챙겨서 자전거 타고, 그 나를 계속 마음에 걸리게 하는 곳에 가겠다고 했어요. 그 친구는 국경절에 거기서 뭘 하느냐고 모르겠대요. 여행 중에 한두 명이 함께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서, 1분 전에 그렇게 굳게 다짐했던 신념을 과감히 잊어버리고, 바로 그 친구에게 머릿속에 떠오른 텅충과 샹그릴라에 같이 가자고 했죠.

그 후에 그 친구는 윈난에 오지 않았고, 저는 계속 여행 계획을 이어갔어요. 꿈 하나를 꺼버리고 또 다른 꿈을 꺼버릴 수는 없으니까, 과감히 윈난으로 향했어요. 텅충은 다리나 리장처럼 전국적으로 유명한 곳이라, 국경절에 혼자 가면 사람 구경 말고는 볼 게 없어요.

저는 샹그릴라로 가기로 했고, 거기서 더 서쪽으로 더친까지 가서 메이리쉐산을 보려고요. 그곳은 다리나 리장처럼 붐비지도 않고, 못된 상인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느낌도 없을 거예요. 그냥 풍경을 보러 간다기보다는, 저는 차라리 성지순례를 간다고 믿고 싶어요. 영화 《전산》에 214번 국도를 따라 라싸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 분이 나오는데, 그분이 매년 여기 와서 매년 일조금산(해 뜰 때 황금빛으로 물든 설산)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하더라고요. 보는 사람은 1년간 행운을 얻는다고 해서요. 안타깝게도 장수하오와 함께 자전거를 탔던 이번에도 결국 못 봐서, 그분은 산 위에서 화가 나서 펄쩍펄쩍 뛰었대요. 저는 일조금산을 보고 싶어요. 그 활기찬 기세가 주는, 인간이란 참으로 작은 존재라는 느낌이 좋거든요.

설산 발치에는 아름다운 마을도 하나 있는데, 도보 여행에 아주 적합하고 또 그것밖에 방법이 없어요. 한 번 드나드는 데 대략 3일쯤 걸린다고 해요. 그 마을 사진을 찾아봤는데 상상만큼 아름답지는 않더라고요. 그래도 한 번 가보면, 세상과 단절된 느낌은 어디서나 경험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이번 여행을 위해 인터넷에서 장비를 좀 샀어요. 텐트, 배낭, 침낭, 방습매트, 등산스틱, 손전등, 이렇게 몇 가지가 800위안이에요. 또 사야 할 장비로는 서바이벌 나이프, 방수·방풍 재킷과 바지, 응급약이 있어요. 예전에 편도 차비가 130위안이었고, 메이리쉐산 패키지 티켓이 200위안대였어요. 이번 여행에 대략 2K 정도 쓸 것 같아요.

젊을 때—주택담보대출도 없고, 차도 없고, 아내도 없고, 부모님 부양할 필요도 없을 때—돌아다녀야 해요. 안 그러면 늙어서는 기회가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