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함과 사치
사람이 점점 단순한 삶을 동경하게 된다면, 꽃과 새와 물고기를 기르고, 우거진 공원을 산책하고, 자연스럽고 소박한 물건을 사고, 두 접시의 단순해 보이면서도 영양가 있는 음식을 만들고, 깔끔한 공간을 꾸미고, 깨끗한 컴퓨터 바탕화면을 좋아하고, 항상 쓸모없는 물건을 버리고, 시끄러운 환경을 피하고, 조용한 음악을 듣는다면—이건 어떤 심리일까요? 거기에 비싼 브랜드까지 좋아한다면, 이건 또 어떤 심리일까요?
위의 것들이 모두 지금 제 증상이에요. 복잡하고 갈피를 잡을 수 없어 보이는 건 전부 싫고, 최대한 단순한 생활 상태를 유지하려고 해요. 단순함은 흔히 소박함과 연결되지만, 제가 좋아하는 것들은 하나같이 소박하지가 않아요. 오히려 대부분의 경우 사치스러워 보이죠.
단순하면서도 사치스럽다니, 글자 그대로 참 모순된 상태예요. 단순함의 이미지에는 흰색, 소박함, 가벼움이 있고, 사치의 이미지에는 검은색, 번잡함, 묵직함이 있는데, 지금 이 두 가지를 마치 합판처럼 붙여놓으니 굉장히 갈등적인 느낌이에요. 그런데 어떤 브랜드들은 이걸 해냈어요. 원목 가구를 남들이 페인트를 여러 겹 칠한 가구보다 더 비싸게 팔고, 무늬 하나 없는 옷을 남들이 정성껏 은박을 입히고 벨벳을 붙이고 자카드로 짠 옷보다 더 비싸게 팔죠. 단순함과 사치가 이런 개별 제품에서는 겉모습으로만 드러나지는 않아요. 단순함은 겉에, 사치는 그 내면에 있는 거죠.
꽃과 개를 기르는 걸 좋아하려면 우선 주거 환경이 넉넉해야 하고, 놀고 즐기는 걸 좋아하려면 전제 조건으로 돈이 있어야 하고, 단순한 가구를 사려면 더 높은 디자인 비용과 재료 비용을 치러야 해요. 제가 좋아하는 삶도 대부분 이와 비슷해서, 겉보기엔 단순하지만 실은 여느 꿈보다 이루기 어렵죠.
저는 늘 무력감을 느껴요. 그 꿈들은 옛날이라면 분명 쉽게 이뤄졌을 텐데, 현대인은 새로운 것들을 너무 좋아해서 자기 추구하는 바를 거의 잃어버렸고, 오히려 갈수록 복잡하게 살아가니까요.
사람이든 일이든, 그냥 좀 단순해졌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