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10년
네이버 블로그가 곧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면, 잊고 지낸 내 블로그가 하나 있다는 것도 떠올리지 못했을 거예요. 들어가서 둘러봤더니 08년, 09년 일기가 잔뜩 있더라고요. 전부 바이두 공간이 문을 닫기 전에 네이버로 옮겨둔 백업본이라 완전히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저는 이 두 해의 기록이 몇 번의 데이터 이사 과정에서 전부 날아간 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확인할 수 있는 문서가 2010년부터 시작했죠. 이제 2008년부터 블로그를 썼다는 게 확실히 증명된 셈인데, 별 의미도 없는 일인데도 마치 내 인생이 갑자기 2년이나 늘어난 것 같은 기분이에요.
이 두 해의 글을 다시 읽으니 기억이 순식간에 가득 차오르더라고요. 그때의 희로애락, 이미 잊었던 일들, 사라진 감정들이 하나하나 되살아났어요. 룸메이트와 중고 컴퓨터를 사러 갔다가 지진을 만나 어쩔 줄 몰라 하던 일도 기억나고, 미적분 수업을 들으며 느꼈던 그 답답함과 지루함도 기억나요. 스쳐 지나간 꿈들, 쓸모없는 집착, 앞뒤 안 맞는 넋두리까지 전부 눈앞에 또렷하게 떠오르더라고요. 그때의 나는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어서 미친 듯이 글을 썼던 거예요.
이 10년 동안 모두 310편의 글을 썼고, 30만 자의 한자를 남겼어요. 이 글자들이 체계적인 사상이나 지식 체계, 세계관을 이룬 건 아니지만, 외부 세계에 대한 내 생각과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이런 견해가 처음부터 변함없었던 건 아니에요. 10년을 성장하면서 처음에는 “난간을 두드리며” 세상을 향해 글을 쏟아내던 호기가 있었지만, 나중에는 “산수 소품” 같은 삶에 더 빠져들었거든요. 사회에 평등과 박애를 요구하는 것보다 내 마음을 한가롭게 만드는 게 더 쉽더라고요. “마음은 맹호와 같고, 장미를 가만히 맡는다”는 말이 아마 이런 뜻일 거예요.
요즘은 글 업데이트 빈도가 많이 느려졌지만, 글쓰기를 그만둘 생각은 없어요. 마음의 흔적을 남기는 건 나에게 정말 중요한 일이니까요. 2028년이 되면 블로그 20년을 기념하는 글을 또 올릴 텐데, 그때는 또 어떤 마음으로 지난 20년의 득실을 돌아보게 될까요? 굳이 따져볼 것도 없이, 그저 “새 불로 새 차를 끓이니, 시와 술은 청춘을 즐기자”는 말이 딱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