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엔디아

표지 설명: 부엔디아는 마르케스의 유명한 소설 《백년의 고독》에 나오는 가문의 이름이에요. 이 가문의 구성원은 모두 각자의 세계에 살면서 자기가 신경 쓰는 것에만 관심을 가져요.
전 직장 동료가 오늘 위챗 모멘트에 자기 아이 사진을 올렸는데, 30살 전후 사람들에게는 흔한 일이죠. 우리가 늙으면 친구들의 모멘트가 하나둘 영영 업데이트되지 않겠구나 싶어요. 이것도 흔한 일이고요. 이 세상에 사는 한 태어나는 건 피할 수 없고, 죽는 것도 면할 수 없으니까요.
우리 아이도 올해 태어났어요. 귀여운 딸이에요. 어떤 때는 저도 이 아이가 싫증 나요. 언제나 행복하길, 언제나 저를 보고 해맑게 웃어주길 바라지만, 기분이 안 맞으면 곧바로 울음을 터뜨려서 최대 음량으로 요구를 표현하거든요. 배고파요, 졸려요, 심심해요, 아빠가 안아줘요…… 그런데 제가 어찌 구분하겠어요? 백 가지 방법을 다 써봐도 만족시키지 못하는데, 대체 왜 우는 걸까요? 어쩔 수가 없어요! 그냥 엄마한테 젖 좀 먹여달라고 부탁해서, 아이가 고혈당으로 잠들게 만드는 수밖에요.
지난 주말에 아내와 아이를 처가에 데려다줬더니, 회사 동료들이 한동안 좀 편하겠다고 축하해 주더라고요. 다들 경험자들이구나 싶었어요. 아내와 아이가 저와 몇 달째 같이 잤는데, 이제 침대가 텅 비어 있네요. 깊은 밤 조용할 때면 정말 보고 싶어요. 아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생기 하나 없던 방이 얼마나 즐거워졌는지 몰라요!
아이의 떠드는 소리가 가정을 충만하게 만드는 덕분에, 저도 돌이켜 반성하게 되네요. 제가 자라는 과정에서 부모님을 한 번도 편안하게 해드린 적이 없었다는 걸요. 늘 저녁 식사 후에 혼자 방에 틀어박혀 컴퓨터를 하면서, 말 한마디 없이 조용히 있었어요. 남동생도 지금 그런 습관이에요. 우리 두 아들 모두 부모님과 소통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데 이게 다 우리 탓만은 아니에요. 아버지가 워낙 말수가 적고 집에서는 좀처럼 웃지 않으시는 분이거든요. 우리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내향적인 성격에 영향을 받아서, 성격이 다들 좀 비슷해졌어요. 우리는 마치 부엔디아 가문처럼 각자 살아가고, 그저 혈연관계가 우리를 묶어둘 뿐이에요.
제가 반성할 줄 아는 것도 딸에게는 다행인 셈이죠! 가정의 정서적 분위기가 또 한 세대에 영향을 미치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딸이 좀 밝게 자라길 바라요. 만약 딸이 아빠한테 와서 떼를 쓰고 놀아달라고 하지 않는다면, 아빠가 먼저 가서 꼬드기면서, 바보처럼 같이 신나게 놀며 자라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