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 고르는 가이드

평소에 건강한 식용유 한 병을 고를 때 주로 고려하는 것들은 아플라톡신, 에루크산, GMO 여부, 불포화지방산, 발연점(조리 온도) 이에요. 그런데 최근 산업용 유조차가 식용유를 같이 실어 나른다는 뉴스 때문에 광물유 오염 가능성까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어요. 앞의 6가지 건강 요소 말고도, 마지막으로는 가격이 적당한지도 따져봐야 하고요.
1. 아플라톡신
다들 알다시피 아플라톡신은 강력한 발암물질이고 독성이 아주 높아요. 특히 간에 해롭죠. 극미량이라도 장기간 섭취하면 간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요. 아스페르길루스 플라부스와 아스페르길루스 파라시티쿠스는 토양, 식물, 부패한 유기물에 널리 퍼져 있는데, 특히 따뜻하고 습한 환경에서 잘 자라고 번식해요. 흔히 쓰는 유료작물도 생산, 수확, 가공, 저장 과정에서 습도와 온도 관리가 잘못되면 곰팡이가 번식해서 아플라톡신을 만들 수 있어요. 아플라톡신 함량이 비교적 높은 작물은 땅콩, 대두, 유채예요. 재래식으로 기름을 짜는 과정에서는 원료 자체뿐 아니라 위생 상태가 나쁜 착유기에서도 아플라톡신 오염이 생길 수 있고요. 250°C 이상의 고온이면 아플라톡신이 분해되긴 하지만, 중국 가정집 주방에서는 고온 볶음 요리를 해도 이 온도를 넘기는 일이 거의 없어요.
2. 에루크산
에루크산은 단일불포화지방산의 일종이에요. 유채기름에 에루크산이 많이 들어 있는데, 체내 대사가 느려서 장기간 많이 섭취하면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어요. 에루크산을 많이 먹으면 심근에 지방이 쌓여 심장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일부 동물 실험에서는 과다 섭취가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도 있었어요. 그래서 요즘 건강한 유채기름은 하나같이 저에루크산을 내세우죠. 그런데 어떤 독이든 결국은 용량 문제잖아요. 아무리 에루크산이 낮아도 장기간 먹는 건 과학적이지 않아요.
3. GMO 여부
GMO 식품은 나온 지 얼마 안 됐어요. 세계 최초의 상업화 GMO 식품이 1994년에야 미국에서 탄생했으니까요. 불과 30년 사이에 GMO 식품은 엄청난 경제적·환경적 이익을 냈어요. 예를 들어 GMO 대두는 해충 저항성과 제초제 저항성이 높아져서 수확량은 늘고 농약 사용은 줄었으니 효과가 긍정적이에요. 하지만 GMO 기술이 나온 지 얼마 안 돼서 장기적인 안전성은 늘 논란이 되는 주제고, 먹을지 말지는 전적으로 개인 선택이에요. 다만 밖에서 밥을 먹으면 어쩔 수 없이 GMO 식품을 접하게 되죠. 그래도 집에서 쓰는 식용유만큼은 내가 결정할 수 있으니까, 기름 살 때 GMO 여부는 아주 뚜렷하게 표시돼 있어요.
4. 불포화지방산
불포화지방산은 탄소 사슬에 탄소-탄소 이중결합(C=C)이 하나 이상 들어 있는 지방산 분자예요. 보통 상온에서 액체 상태이고 건강에 이로운 점이 많아요.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며, 체내 염증 반응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어떤 연구는 노화 자체가 몸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염증 반응의 연속이라고 말하기도 하죠), 뇌 발달에도 좋아요(어린아이일수록 더 챙겨 먹어야 하고요). 불포화지방산의 반대는 포화지방산인데, 우리가 일상에서 많이 먹는 동물성 지방에는 포화지방산이 많으니 줄이는 게 좋아요.
5. 조리 온도
식용유를 고온으로 가열하면 유해물질이 생길 수 있어요. 아크릴아마이드, 자유라디칼, 다환방향족탄화수소 같은 것들인데 건강에 해로울 수 있죠. 분해되기 쉬운 기름은 해바라기씨유, 대두유, 옥수수유, 포도씨유예요. 이런 기름은 조리 온도를 낮추는 게 좋아요. 고온에서 더 안정적인 기름은 땅콩기름, 유채기름, 올리브유, 코코넛유예요.
6. 식용유 외부 오염
유조차로 운송하다 보면 식용유가 오염될 수 있어요. 그런데 왜 어떤 업체는 식용유를 외부에서 사올까요? 이유는 대략 이래요.
- 소규모 브랜드의 생산 능력 부족. 자체 생산 능력이 모자란 작은 공장이 외부에서 사온 기름을 자기 브랜드로 병에 담아 파는 경우.
- 대기업 분공장 간 운송. 분공장이 많은 대기업 브랜드는 생산 능력을 조절하려고 분공장 사이를 오가며 기름을 운송해요.
- 벌크 유통. 기름을 많이 쓰는 회사나 단체, 기름을 파는 작업장이 대량으로 사들이는 경우. 이 몇 가지 경우가 우리가 식용유를 사는 모든 경로를 거의 다 커버해요. 식용유 공장이 자기가 광물유에 오염됐다고 나서서 인정할 리 없으니, 일반인이 오염된 식용유를 피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요. 그래도 못 피할 망정, 피할 수 있는 건 피해야죠?
7. 가격
징둥(JD)에서 가격을 뽑아 1L당 기름값을 비교해봤어요.
들깨기름, 동백기름, 올리브유 > 포도씨유 > 땅콩기름, 아마인유, 호마유, 코코넛유 > 해바라기씨유 > 대두유, 유채기름, 옥수수유
들깨기름, 동백기름, 올리브유는 좀 비싸서 1L에 기본 80위안 이상이에요.
포도씨유는 1L에 대략 40위안.
땅콩기름, 아마인유, 호마유, 코코넛유는 1L에 2030위안 정도.
대두유, 유채기름, 옥수수유, 해바라기씨유는 1L에 대략 816위안이에요.
이 7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과학적인 방법으로 건강하면서도 비교적 안전한 식용유를 골라봤어요.
중국 전망산업연구원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식용유 소비에서 주력 품목은 대두유, 유채기름, 팜유(주로 산업용 식품과 패스트푸드점용), 땅콩기름, 해바라기씨유예요. 2022년 중국 대두유 소비량은 식용식물유 소비량의 29.6%를 차지했고, 그다음이 유채기름으로 14.5%, 팜유는 전체의 8.8%였어요.
판매량이 높은 기름일수록 생산 업체와 유통 경로가 많아서 운송 오염에 노출되기 쉬워요. 이번에 뉴스에 나온 게 바로 대두유였죠. 그래서 대두유와 유채기름은 일단 제외. 아플라톡신, 에루크산, GMO 문제까지 더하면 유채기름과 대두유는 또 한 번 제외되고, 옥수수유와 땅콩기름도 빠져요. 1L에 30위안이 넘는 기름은 먹는 비용이 너무 높으니, 그게 아니었다면 포도씨유와 올리브유가 최고의 선택이었을 거예요. 고온에 강하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며 GMO도 아니니까요. 남는 건 해바라기씨유와 아마인유, 이 둘이 훌륭한 선택지예요. 두 작물 모두 대체로 GMO가 아니고, 해바라기씨유는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 E가 풍부해요. 아마인유는 알파-리놀렌산이 풍부한데, 이건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이라 염증을 줄이고 심장 건강과 뇌 기능을 돕는대요.
저는 예전에 해바라기씨유를 가장 즐겨 샀어요. 우크라이나가 세계 최대 해바라기씨 생산국인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로 가장 자주 재구매하던 우크라이나산 해바라기씨유를 더는 살 수 없게 됐어요. 최근 유조차 광물유 오염 사건까지 겹치니, 오히려 덜 알려진 식용유가 안심일지도 모르겠어요. 가령 아마인유 같은 거요.